버스, 지하철 막차를 타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던 시대는 지났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심야버스 제도가 정착하면서 전처럼 과도한 택시비와 숙박비를 들이지 않아도 돼 심야버스 이용객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노선이 확대되고 배차도 증가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여전히 심야버스 이용 수요에 많아 혼잡도를 줄이는 등 서비스 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의 심야버스 브랜드인 ‘올빼비 버스’는 시민의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됐다. 2013년 시범 운행 당시에는 하루 평균 2098명이 이용할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이후 대다수의 시민이 노선 확대를 요구해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심야버스 노선을 늘리기 시작했고, 현재는 노선 8개, 버스 47대가 운영되고, 하루 평균 7700여명(2015년 기준)이 이용하는 서민의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경기 지역에서는 심야버스가 일평균 56개 노선에 214회가 운행(2015년 기준)되고 있다. 일반형 심야버스 노선은 18개, 좌석형 3개, 직행좌석형은 35개 노선으로 대부분 직행좌석형 버스로 운행되고 있다.

부산, 창원 등에는 심야버스 4개 노선이 운행되고 있고, 12대가 가동 중인 가운데 이용자 수요가 늘어 최근 부산 사상과 경남 창원 간 심야버스 8편이 신설됐다. 이는 부산 사상구 괘법동 사상터미널과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 시외버스터미널을 잇는 노선이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시외버스 운행이 끊겨 택시를 이용하거나 숙박해야 하는 부담을 덜게 됐다.

▲ 서울 심야버스 노선도 (출처=서울시)

심야버스를 이용하려는 승객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경기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경기 지역 심야버스 이용객은 2014년 438만2000명으로 연평균 8.2%의 증가율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심야버스를 이용하면 일반 버스와 지하철 운행이 마감되는 심야시간대에 택시를 타거나 숙박을 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적 부담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연구원이 지난해 심야버스 이용자 400명을 대상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심야시간대(24시 이후)에 이용하는 주된 교통수단은 택시(16.3%)보다 심야버스(82.1%)가 5배 이상 높아 버스 이용률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야버스 대신 택시를 이용하면 3만원 이상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66.1%를 차지했다.

실제로 이용객들은 심야버스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야버스 서비스 만족도로 ‘보통’(60.5%)이 가장 많고 ‘대체로 만족’(22.8%), ‘매우 만족’(1.8%) 등 만족 응답이 24.6%를 차지했다. 불만족이라는 응답은 15.0%로 나타나 10명 중 8명 이상은 심야버스 서비스에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그러나 버스 노선이 부족하고 배차 간격이 길어 차내 혼잡도가 높다는 단점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8개 노선 버스들의 배차간격은 평균 40분으로, 보통 일반 시내버스의 배차간격(5~10분)에 비해 긴 편이다. 또한 서울 지역 버스 노선에서 심야버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2%에 불과하다.

경기 지역 심야버스 또한 도내 2098개의 시내버스 노선 중 심야버스 노선은 56개 노선으로 전체 노선의 2.7%만이 심야시간까지 연장하고 있다.

또한 서울에서 경기도 방향으로 향하는 심야버스 차내 혼잡률이 평균 119.1%였고, 경기도에서 서울 방향의 차내 혼잡률 102.4%로 나타나 심야버스의 일반적인 차내 혼잡률이 높았다.

이에 따라 혼잡률이 높은 심야버스의 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연구원 송제룡 연구위원은 “심야버스 운행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 버스업체들이 반발할 수는 있지만 심야버스의 운행횟수를 늘려 배차간격을 단축하면서 운행시간도 늦게까지 연장해 운행하는 방안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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